1회말 2점포… PS 통산 13홈런 최다 타이 기록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SK 3-1 꺾고 기선제압
0-0이던 1회말 1사 1루. 그는 1스트라이크 1볼에서 SK 선발 윤희상의 시속 128km짜리 바깥쪽 약간 높은 포크볼을 침착하게 받아쳤다. 깊숙한 외야 플라이처럼 보이던 타구는 좀체 멈추지 않더니 기어이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함성은 굉음으로 바뀌었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국민 타자’ 삼성 이승엽이 24일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2002년 이승엽이 환호할 때 고개를 숙여야 했던 LG 포수 조인성은 SK 유니폼을 입고 10년 만에 다시 밟은 한국시리즈에서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같은 장소, 같은 상대였고 홈런을 맞은 공은 이번에도 변화구였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포스트시즌 통산 13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세웠다.
삼성은 7회 1사 2루에서 배영섭의 내야 안타 때 대주자 강명구가 날렵하게 홈까지 파고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5와 3분의 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한국시리즈 생애 첫 승을 챙겼고,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네 타자를 퍼펙트로 막은 오승환은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7’로 늘렸다.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승엽은 “풀스윙을 했기 때문에 홈런이 될 줄 알았다. 그 순간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1차전을 이기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역대 28차례의 한국시리즈(1차전이 무승부였던 1982년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횟수는 23차례(82.1%)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정규시즌 우승 팀이 챔피언이 됐다.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윤성환, 1선발 우려 잠재워
윤희상 완투로 2차전에 기대
▽SK 이만수 감독=선발 투수 윤희상은 7회 정도까지 생각했는데 투구수가 많지 않아 완투시켰다. 윤희상이 길게 던져서 중간투수 과부하가 해소됐다. 2차전부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삼성 이승엽이 1회 바깥쪽 높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 실투 하나가 유일한 패인이다. 타자들이 기회를 못 만들었는데 2차전에서는 활발한 타격을 기대한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