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3인의 ‘3D 메이크업’ 체험
맥이 이번 가을 겨울 뉴욕, 파리 등 주요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트렌드 메이크업은 4가지. 왼쪽부터 ‘혼 스트럭처’, ‘로만티크’, ‘센스 센서빌리티’. 아이라인을 기하학적 형태로 만드는 ‘아티테크’도 그 중 하나.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시도하기엔 너무 대담해 여기자들의 도전 항목에서는 제외했다. 맥 제공
올 가을겨울 메이크업 트렌드는 ‘3차원(3D) 메이크업’이다. 자연스러운 명암과 포인트 컬러로 얼굴의 윤곽과 이목구비를 입체적으로 강조하는 화장이다. 평면적인 얼굴이 고민인 아시아 여성들에게 희소식이다. 다만 보송보송하면서도 윤기가 흐르는 피부는 기본이다. 동아일보 여기자 3인은 맥이 제시한 이번 시즌 트렌드를 바탕으로 프로이벤트팀 아티스트들에게 각자 얼굴에 맞는 화장을 추천받았다. 런웨이 모델들의 트렌드 메이크업에 도전해봤다.
●로만티크
김현진
“스모키의 핵심은 피부예요. 컬러 전체가 어둡다 보니 얼굴만큼은 깨끗하고 결점이 없어야 해요.”
아이라인은 자줏빛의 아이콜 펜슬을 사용해 제법 굵게 발랐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 ‘갸루상’ 눈매처럼 보여 피식 웃음이 났다. 이를 자연스럽게 블렌딩하기 위해 같은 자줏빛 아이섀도를 둥근 브러시에 묻혀 펴 발랐다. 최근 며칠간 잠을 설쳐 퀭해진 아이홀은 밝은 색 아이섀도를 발라 입체적인 느낌을 냈다.
김 아티스트는 “눈을 자연스럽게 감았을 때 동공이 있을 만한 위치와 눈 앞머리에 화사하고 밝은 색상의 아이섀도를 바르면 인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갸루상 같던 눈매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로 변해갔다.
립스틱은 ‘크림드누드’라는 베이지 컬러를 베이스로 삼고, 밝은 베이비 핑크색인 ‘오버타임’을 덧발라 은은한 느낌을 줬다.
기자의 변신에 두 후배 여기자는 “카리스마가 넘쳐 보인다”고 했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로 마음고생을 할 때, ‘못된 여자’ 느낌으로 탈바꿈하는 것만으로도 마인드 세러피 효과를 낼 듯했다.
●혼 스트럭처
김현수
1단계는 피부 톤 정리다. 황 아티스트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라텍스에 클렌징 워터를 묻혀 얼굴을 닦아 내라고 조언했다. 스크럽을 해도 얼굴에 붙어 있는 ‘잔각질’들을 닦아낼 수 있다는 것. 비비크림을 발라 톤만 보정한 뒤 보습 가루 파운데이션인 ‘스튜디오퍼펙트SPF15’를 살짝 덧발랐다.
2단계는 눈. 가장 정성을 들인 부분이다. 먼저 속눈썹 뿌리 사이에 점을 찍듯 리퀴드 아이라이너를 발라줬다(이 제품은 기자의 구매 1순위에 올랐다). ‘브라운의 늪’에서 구원하기 위해 황 아티스트가 제안한 비장의 무기는 실버 그레이 아이섀도. 붓으로 털듯이 바르면 은은하다. 그 위에 젤 라이너로 눈꼬리 부분을 덧발라 그렸다. 황 아티스트는 “눈꼬리를 무조건 올려 그리면 어색하다”고 조언했다. 눈꼬리에 아이섀도와 같은 라인인 실버 그레이 라이너를 덧바르니 눈이 더 그윽해졌다.
3단계는 스트럭처 살리기, 일명 ‘얼굴 깎기’다. 황 아티스트는 셰딩을 할 때 턱은 그냥 두는 게 좋다고 했다. 볼까지 꺼져 보이게 해 생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귀 앞에서 시작하는 광대 라인을 붓으로 둥글게 발랐다. 그 후 블러셔를 바를 때 황 아티스트는 “정면 얼굴에서 눈썹 끝까지만 발라야 얼굴이 작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메이크업을 받고 나니 다이어트 실패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한결 밝아졌다. ‘살 빼고 난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예뻐지고 싶은 날 필요한 메이크업이었다.
●센스 센서빌리티
강유현
선배들보다 피부 화장에 1.5배의 시간이 들었다. 우선 노란빛 베이스로 홍조를 가렸다. 그 뒤 ‘프렙 프라임 BB 뷰티밤’을 발랐다. 양 아티스트는 “자연스러운 윤기, 창백하면서도 매끈한 피부를 표현하려면 파운데이션보다 비비밤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피부 결점은 컨실러로 덮고 파운데이션 퍼펙트로 눌러줬다. 티존은 투명 파우더로 보송한 느낌을 살렸다. 눈꼬리, 눈머리, 콧방울을 잇는 삼각형 부위엔 하이라이터로 생기를 불어넣었다. 주의할 점, 퍼펙트 외엔 브러시로 발라야 피부 수분을 뺏기지 않으면서 고르게 발라진다. 브러시는 2, 3일마다 깨끗하게 빨아야 한다.
레드 립이 돋보이기 위해 또 중요한 것은 은은한 눈이다. 금색과 갈색의 중간 톤인 ‘소바’ 섀도를 눈두덩이 전체에 발랐다. 아이라인은 최대한 얇게 그렸다.
레드 립을 표현하는 데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했다. 컨실러로 입술 색깔을 없앴다. 다음에 배우 조민수 씨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발랐던 ‘루비 우’ 립스틱을 입술 안쪽부터 채웠다. 립펜슬로 입술선을 거의 그래픽 수준으로 다듬었다. 양 아티스트는 “레드 립이 부담스럽다면 립스틱을 입술 안쪽에만 바른 뒤 손으로 두드려 펴주면 자연스럽다”고 조언했다.
기자의 변신에 선배들은 “순백색의 드레스를 입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라고 했다. 눈매는 과하지 않게 신비한 느낌을 줬고 레드 립은 클래식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정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