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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작은 정원 큰 행복]분갈이할 땐 뿌리-잎-가지도 정리를

입력 | 2012-10-27 03:00:00


화분을 꽉 채우고 밖으로 튀어나온 식물의 뿌리. 이럴때는 꼭 분갈이를 해줘야 한다.

늦여름부터 저희 집에 있는 구아바 나무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살펴보니 화분 속에 뿌리가 가득 들어차 양분을 흡수하지 못해서였습니다. 열매가 달려 있어 섣불리 분갈이를 하지 못하다 지난주에야 큰 화분에 옮겨주었습니다.

식물도 일정 크기까지는 성장을 계속합니다. 일반적으로 뿌리가 화분의 배수구멍 밑으로 빠져나오면 분갈이할 시기가 된 것입니다. 이때 식물을 뽑아 보면 뿌리가 코일처럼 감겨 있습니다. 화분에 뿌리가 가득 차면 배수가 잘 안 되고, 식물이 영양분 흡수를 못해 잎이 노랗게 변합니다.

따뜻한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은 사철 분갈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노지에 있는 식물은 봄이나 가을에 옮겨 심는 게 좋습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봄철보다 가을철이 식물 옮겨심기에 더 좋다고 합니다. “생장 면에서 1년을 벌 수 있다”고도 하지요. 잔뿌리가 활착해 겨울을 나면 다음 해에 성장이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단, 노지에서 가을 이식이 되지 않는 나무도 있으니 반드시 가능 여부를 전문가에게 물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김선희 박사님(산림생태연구과)에 따르면 보통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10월 중순에서 11월 말까지 식물을 옮겨 심을 수 있지만, 중부지방에서는 11월 초까지 식재를 끝내는 게 안전합니다.

이제 저희 집 같은 아파트의 베란다 정원에 대해 살펴보시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따뜻한 실내 식물은 사철 분갈이가 가능하지만, 겨울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베란다에서는 12월 초까지 분갈이를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분갈이를 할 때는 화분과 닿은 부분의 뿌리를 잘라주세요. 그러면 새 뿌리가 더 많이 나온답니다. 최대 3분의 1까지 자를 수 있는데, 자신이 없으면 화분에 닿은 목질화된 부분의 뿌리만 잘라줘도 됩니다.

그 다음으로 한 치수 큰 화분에 심어주는 게 원칙입니다. 분갈이는 식물이 성장을 멈출 때까지 정기적으로 해줘야 하지요. 만약 화분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뿌리를 정리한 후 원래 화분에 심으셔도 됩니다. 흙은 반드시 바꿔주셔야 합니다.

참, 분갈이 후에는 나무가 몸살을 하니 잎을 떼거나 가지를 가볍게 전정해 잎을 통한 증산량을 줄여주세요. 뿌리가 몸살로 제 기능을 못하면 물을 잘 빨아들이지 못한답니다.

(독자 여러분께: 그동안 연재해 온 ‘작은 정원 큰 행복’ 코너 연재를 당분간 쉬려고 합니다. 1년 반 정도 연재를 하니 재충전이 필요해진 듯합니다. 보다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움말=오경아 오가든스 대표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