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배와 교사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응원메시지를 보낸다. 과자나 떡, 엿, 초콜릿과 같은 간식을 준비하거나 롤링페이퍼를 돌리는 것 정도는 이제 기본이 됐다. 후배와 교사들의 응원전도 매년 진화하고 있다. 전국 고등학교에서 펼쳐진 후배와 교사들의 이색 응원전을 모아봤다. 전국의 대입 수험생들이 수능 날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 수능도 잘 터져라! ‘와이파이’ 촛불 응원
최근 부산 해운대여고 학생들이 준비한 촛불응원 이벤트.
‘수능대박’은 알겠는데, 웬 ‘와이파이’냐고? 이동통신사 광고에 등장하는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는 표현을 빌려 수능도 ‘대박 터져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극적인 연출도 잊지 않았다. 와이파이 수신율이 점점 높아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미리 켜 놓은 촛불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가 타이밍에 맞춰 불빛을 드러냈다.
먼저 ‘수능대박’ 문구에 불이 탁 켜지고, 그 뒤로 4단으로 만들어진 와이파이 문양에 차례로 불이 들어오자 드디어 최고 수신율을 의미하는 커다란 4단 와이파이 문양이 완성됐다. 지오디(god)의 ‘촛불 하나’, 인순이의 ‘거위의 꿈’ 등 이벤트가 거행되기 3주 전부터 선곡한 노래 10곡도 전교생이 함께 완창했다. 이 학교 2학년 박윤경 양(17)은 “촛불응원은 3학년 언니들에게뿐 아니라, 응원하는 사람에게까지 힘과 감동을 준다”며 소감을 밝혔다.
○ 제자를 위해 노래하라!
교사들의 응원전도 빠지지 않았다. 매년 부산 덕문여고에서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고3 담임교사들의 응원 메시지를 영상으로 만든다. 하지만 박재원 교사는 “○○야, 힘내” “수능 잘 봐!”식의 진지하지만 평범한 응원메시지를 거부하고 홀로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학생 사이에서 인기 있는 노래인 서인국 정은지의 ‘All for You’를 개사하고 직접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 응원을 펼친 것.
박 교사는 약 2주 동안 틈틈이 노래를 선곡하고 개사했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악보를 내려받아 코드도 직접 바꿔 가며 기타 연주도 열심히 연습했다. 고3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며칠째 전화도 없는 너 얼마 후면 나의 생일이라는 걸 아는지’라는 가사를 ‘며칠째 공부도 안 하는 너 얼마 후면 수능시험이라는 걸 아는지’로 개사해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수진 기자 ysj93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