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산업부 기자
이 도표는 상사와 부하를 각각 ‘똑똑하고 부지런함’(일명 ‘똑부’), ‘똑똑하고 게으름’(똑게), ‘멍청하고 부지런함’(멍부), ‘멍청하고 게으름’(멍게)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16가지 조합 결과를 몇 단어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는 부하직원을 들들 볶으며 괴롭힌다. 이런 상사가 똑똑하고 게으른 부하직원을 만나면 상사는 부하직원을 ‘갈구고’(괴롭히고), 부하직원은 불평불만에 휩싸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부하직원은 오히려 멍부 상사의 트집을 다 막아내며 더 뛰어난 성적을 보여줄 터다(‘잡아먹음’).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와 멍청하고 부지런한 부하직원은 찰떡궁합이다. 다만 이때는 회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서 망하게 된다.
멍게 상사가 멍게 부하를 만나면 위기감도 없고 일거리도 없으니 사무실이 평화롭다. 똑게 부하라면 멍게 상사 밑에서 건성으로 일할 것이고, 멍부 부하는 일단 열심히 하고 볼 것이다. 똑부 부하는 알아서 잘할 것이다. 그러니 생산성 측면에서는 멍게 상사가 멍부 상사보다 낫다.
똑게 상사는 게으른 부하를 그냥 지켜본다. 게으른 부하가 똑똑하다면 상사 눈치를 보며 불안해 할 것이고 멍청하다면 그저 ‘상사가 천사’라고 착각할 터다. 똑게 상사는 멍청하고 부지런한 부하직원을 만나면 비로소 개입해서 일하는 요령을 가르쳐준다. 가장 이상적인 궁합은 똑똑하고 게으른 상사와 똑똑하고 부지런한 직원이다.
“맞다”라는 감탄사와 ‘나는 여기서 어디에 해당할까’ 하는 서늘한 한 줄기 자기반성을 동시에 주는 게시물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조직생활을 참 예리하게 관찰했다. ‘부하직원은 부지런해야 하고, 상사라면 부하직원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어느 정도 게으를 필요가 있다’는 게 이 표의 교훈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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