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폭스바겐코리아 ‘더 비틀’

덩치 커진 ‘딱정벌레’ 남성미 물씬

한층 날렵해진 폴크스바겐의 ‘더 비틀’. 역동적으로 바뀐 겉모습만큼이나 주행 성능도 업그레이드됐다.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올해 여성들의 추동 패션 키워드는 바지다. 한동안 ‘하의 실종’이란 신조어를 낳았던 짧은 치마와 바지 대신 매끈한 다리를 가려줄 바지가 ‘잇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겨울 한파가 예년보다 심할 것이라는 예보가 한몫했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인 ‘비틀’의 3세대 모델인 ‘더 비틀’을 보고 자동차 역시 패션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비틀이 군대 갔다 왔다”고 평할 만큼 남성적인 매력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적인 부드러움에 남성적인 박력까지 더했다고나 할까. 이번 비틀은 옷장 속 치마 대신 바지를 택하려는 여성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패션 아이템’이다. 비틀은 1938년 독일의 국민차로 첫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225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1998년 2세대 ‘뉴 비틀’ 이후 14년 만에 세대교체됐다.

남성적인 분위기를 더한 비틀의 디자인을 보면서 남자 2명이 비틀을 함께 타고 다니더라도 성적 정체성을 의심받는 그런 불상사는 없을 듯했다. 일부 국가에서 ‘비틀은 남성 동성애자가 많이 타고 다닌다’는 루머가 퍼진 적이 있다.

더 비틀은 차폭 1810mm, 길이 4280mm로 전 세대보다 각각 90mm와 150mm 커진 반면에 높이는 1485mm로 15mm 낮아졌다. 둥글둥글한 비틀을 위에서 아래로 살짝 눌러줬다고 해야 할까. 기존 딱정벌레 모양의 디자인 유전자는 이어갔지만 덩치가 커지고 차체의 핵심 캐릭터 라인에 직선을 강조해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스포츠카처럼 리어 스포일러도 달았다.

외관만큼이나 주행 성능도 한층 역동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2.0 TDI 터보차저 엔진과 폴크스바겐 특유의 6단 DSG변속기가 들어갔다. 국내에서 출시된 비틀 차량에 디젤 엔진을 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 비틀의 최고출력은 140마력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5초다. 기존 뉴 비틀의 경우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다. 디젤 엔진 때문인지 엔진음이 작지는 않은 편이었다.

연료소비효율은 가솔린 모델인 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20% 향상된 L당 15.4km다. 폭스바겐코리아 내부에서는 이번 더 비틀 출시로 BMW 미니와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수입차 업계에선 폴크스바겐의 핵심 모델인 ‘골프’ 고객층과도 겹칠 것으로 보고 있다. 7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현 6세대 골프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더 비틀의 국내 판매가격은 3630만 원.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