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우리 제품과 다이어트 보조제를 섞어 먹으면 성장판이 닫혀도 4cm는 더 자란다”고 자신했고 전 씨는 390만 원어치를 샀다. 전 씨는 “끊지 말고 2년 동안 먹어야 한다”는 판매 직원의 말을 따라 열심히 이 제품을 사 먹였지만 딸은 이후 1cm도 더 자라지 않았다.
최근 자녀의 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키 성장제’ 판매업체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키 성장제 중 상당수 제품이 객관적 근거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키 성장제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판매 가격도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나 포장용기에는 유명 제약회사 상호가 써 있지만 실제로는 중소업체가 만든 제품이 많았다. 대형 제약회사는 수수료를 받고 이름만 빌려준 것이다. 수수료 외에도 총판, 대리점 등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 구입가격은 최초 공급가격의 최고 50배까지 부풀려지기도 했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대부분의 키 성장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직접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며 “구입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사 등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소비자 상담센터 등을 통해 해당 제품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부터 키 성장제 및 키 성장 운동기구와 관련된 부당광고 행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제재 대상과 조치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