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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쇠파이프 들고 창문 열었다가 별이 번쩍

입력 | 2012-10-30 03:00:00

가출한 아내 찾아나선 20대… 집주인에게 빼앗겨 얻어맞아
법원 “과잉방어… 둘 다 유죄”




아직 어둠이 짙지 않은 오후 6시 40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원룸 외벽을 A 씨(21)가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4월 3일의 일이다. B 씨(20)가 사는 이곳 3층 원룸에 가출한 아내가 있다는 말을 듣고 확인하려던 것. A 씨의 손에는 쇠파이프가 하나 들려 있었다.

원룸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용 난간에 간신히 선 그는 창문을 열고 B 씨의 방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B 씨에게 쇠파이프를 빼앗겼고 곧바로 창문도 잠겼다. 화가 난 A 씨는 창문을 깨고 다시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B 씨에게 쇠파이프로 머리를 두차례 얻어맞았다. A 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전주지법 형사1단독(이영훈 부장판사)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B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B 씨가 침입자를 쇠파이프로 때린 것 자체는 일단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로 인정했다. 하지만 “침입자가 다른 흉기를 꺼내 위협하는 등 위험한 행위를 한 정황이 없었던 점에 비춰보면 B 씨의 행위는 방어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서도 폭력과 재물손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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