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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 정치]文 ‘노무현 시즌2’ 당내 비판에도 이해찬 대표카드 고집, 왜

입력 | 2012-10-30 03:00:00

李 내치자니… 非盧 김한길과 ‘불편한 동거’




이해찬 대표 5일만에 당무 복귀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정치혁신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한 문재인 대선후보(왼쪽)가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부터)와 인사하고 있다. 최근 담석 제거 수술을 받은 이 대표는 닷새 만에 당의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문재인과 대표 이해찬. 두 사람의 조합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좋은 궁합이 아니다”라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노 전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한 문 후보 옆에 당시 ‘실세 총리’였던 이 대표가 서면서 ‘노무현 시즌2’의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친노(친노무현)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편협성과 편 가르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의 ‘2선 후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내 의원들은 물론이고 재야 원로들이 주축이 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까지도 이 대표의 퇴각을 압박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 대표 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지도부 개편은 인적 쇄신의 본질이 아니다”(24일)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 후보의 태도에 대해 문 후보 측 한 인사는 “이 대표가 좋아서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사퇴하면 김한길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지 않나. 대표 자리를 맡으면 후보보다 자기 정치를 먼저 생각할 수 있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물러나면 6·9전당대회 때 2위였던 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전대를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 인사가 대표를 맡도록 용인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사실 문 후보 측에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때부터 “절대 김한길은 받을 수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한 인사는 “당초엔 이인영 의원도 받지 않으려 했는데, 김근태 상임고문계의 안철수 캠프로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참여시켰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함께 당내에 손꼽히는 전략통이자 선거 경험이 많지만 선대위에서 이렇다 할 보직을 맡지 못했다.

문 후보가 2002년 대선 때의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급강하하자 비노계 한화갑 대표는 ‘정권재창출을 위한 백지신당론’을 꺼내 노 후보의 후보직을 박탈하려 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냉정히 보면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다 해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담석 제거 시술을 위해 당무를 쉬다 닷새 만에 복귀한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사람이 승리한다는 게 선거의 교훈”이라며 의원들에게 문 후보 지원을 당부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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