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는 동안 같이 고생해준 스태프와 배우, 그리고 영화를 봐주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아버님, 묵묵히 고생해준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추창민 감독(46)은 수상 직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대구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추 감독은 1997년 ‘죽이는 이야기’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출한 데 이어 4번째 작품인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영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추 감독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 등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감독상을 수상한 뒤에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다른 여러 부문의 상을 수상하며 잇달아 호명되자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추 감독은 시상식 뒤 느낌을 묻는 질문에 “15개 부문, 전혀 이만큼까지는 예상 못했다. ‘피에타’ ‘도둑들’ ‘건축학개론’ 등 올해 너무 좋은 영화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길지 않은 필모그래피지만 그는 흥행의 굴곡을 겪었다. 코미디와 멜로, 드라마 등 다양한 코드를 가로지른 끝에 올해 만난 작품이 ‘광해…’였다. 그는 철저하게 기획된 시나리오 위에 이야기와 영상의 ‘궁합’을 맞춰 강우석 강제규 이준익 봉준호 윤제균 최동훈 감독으로 이어져 온 ‘1000만 감독의 바통’을 쥐었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