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무역관장 릴레이 기고
김삼식 다카 무역관장
이후 방글라데시 조선업은 명맥만 유지해 왔지만 최근 세계시장에서 방글라데시는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8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조선업계에서도 비용 절감이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인구 1억6000만 명의 방글라데시는 조선에 필요한 노동력이 풍부하며 임금도 아시아 최저 수준이다.
최근 발간된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는 120여 개의 조선소가 있고 인력은 25만 명(숙련공 10만, 비숙련공 15만)에 달한다. 과거에는 주로 내수용 선박을 건조했지만 2008년부터는 대양을 오가는 외항선까지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을 비롯해 모잠비크, 파키스탄, 중동 국가 등도 방글라데시 선박을 주문하고 있다. 2012년 7월 기준 방글라데시의 해외 선박 수주 물량은 약 3억8000만 달러다. 주요 조선국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까다로운 유럽 회사들이 주문하고 있다는 사실은 선박의 품질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방증한다. 아직 조선 강국들과 직접 경쟁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방글라데시는 2만5000t급 이하 중소형 선박에 집중하는 틈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수로를 통한 화물 수송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선박에 대한 수요도 많은 편이다. 예컨대 방글라데시에서 수입하는 정유 제품의 90%는 수로를 통해 배로 수송된다.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경기와 저비용 선박 선호 추세, 방글라데시 업계의 기술과 노하우 축적 등을 감안하면 방글라데시 조선의 잠재력은 크다. 우리 조선업계도 방글라데시 조선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선박 부품, 엔진, 원자재, 조선 기자재 등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여기서 수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신규 조선소 건설, 운영 노하우 등 기술제휴도 가능하다. 단독 또는 현지 유력 업체와 합작해 현지에 조선소를 설립하고 제삼국 시장으로 수출하거나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김삼식 다카 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