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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보이스피싱 배우러 해외 합숙훈련

입력 | 2012-10-31 03:00:00

中서 한달간 수법 전수받아… 피해자 돈 中송금 3명 구속




올해 5월 초 이모 씨(35)와 구모 씨(23)는 중국 칭다오(靑島)로 1개월 일정의 ‘합숙훈련’을 떠났다. 운동선수도 아닌 불법 자가용 택시 운전사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이 해외 합숙까지 하며 배운 건 ‘보이스피싱 기법’. 강사는 현지에서 한국 내 행동대원들을 조종하는 보이스피싱업자 A 씨였다. A 씨는 “한 번 쓴 통장과 카드는 폐기하라” 등 보이스피싱 수법을 가르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9월 초부터 대포통장을 모았다. 보이스피싱에 낚인 피해자가 대포통장에 입금하면 돈을 인출해 A 씨에게 보냈다. 이들이 보낸 돈은 모두 6억 원. 매일 1200만∼1500만 원을 송금할 만큼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들은 송금할 때마다 송금액의 5∼10%가량을 챙겼다. A 씨는 유명 대부업체를 사칭하며 “15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을 해 오는 피해자들에게 “보증보험료 등으로 15만 원을 보내라”고 말해 대포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도록 했다. 이 씨 등은 메신저로 실시간으로 A 씨와 연락했고, 국내 일당과는 무전기를 이용한 통신망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은행 지점에서 돈을 인출하려는 순간 “통장과 카드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수상하다”는 퀵서비스 사무실의 제보를 받고 이들을 미행하던 경찰에 붙잡혀 30일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