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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성형외과 연쇄사망’ 범인도 프로포폴

입력 | 2012-10-31 03:00:00

세균 감염 상태서 다시 투여… 부산서 여성환자 2명 숨져
관리소홀 의사 법정구속




본보 2009년 9월 23일자 A12면.

2009년 9월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2명의 사망 원인은 세균 감염에 따른 패혈증. 경찰은 마취액, 식염수 등 수술 보조물 오염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했지만 감염 경로는 밝혀내지 못했다.

▶본보 2009년 9월 23일자 A12면 부산 ‘성형외과 괴담’

이 미스터리했던 의료사고의 원인이 3년 만에 공개됐다.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일명 ‘우유주사’, 즉 프로포폴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였던 것이다. 재사용된 수면유도제인 프로포폴이 세균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환자에게 투여했던 것. 프로포폴 재사용으로 환자가 숨진 국내 첫 의료사고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서아람 판사는 수면유도제인 프로포폴을 소홀히 관리해 환자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불구속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 씨(37)에게 30일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 씨는 당시 프로포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가슴 성형과 지방 흡입술을 받는 K 씨(47·여) 등 환자 3명에게 투여했다. 이로 인해 K 씨 등 2명을 세균 감염에 따른 패혈증으로 숨지게 하고, G 씨(52·여)를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서 판사는 “간호조무사들이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넣어 12시간 이상 보관하거나 재사용하는 바람에 프로포폴이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A 씨가 세균에 감염된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바람에 환자들이 숨지거나 상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