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는 누구 편?
미국 대선이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허리케인 샌디가 초대형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국가적 재난 앞에서 무슨 정치적 계산을 하느냐”며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양 후보 진영은 허리케인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 오바마, 백악관 급히 귀환
롬니 후보도 28일 지역 선거본부들과 장시간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하며 허리케인을 피해서 유세를 진행할 방안을 고민했으나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28일 버지니아 유세는 취소하고 오하이오 유세에만 나섰던 롬니는 29일 위스콘신 유세를 포기하고 아이오와 유세에만 주력했다. 롬니 진영은 29일 “롬니 후보의 최우선 관심사는 피해 주민들의 안전이지 정치적 고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30일 유세도 모두 포기할 것이며 31일 일정도 취소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양측은 뉴욕 워싱턴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허리케인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지역에 대한 지지 e메일 발송도 일제히 중단했다.
○ 경합주 표심 요동
허리케인이 급습한 가운데서도 양 후보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롬니가, 경합 주 지지율에서는 오바마가 앞서고 있다. 29일 발표된 6개 여론조사의 전국 지지율에서 롬니는 3개, 오바마는 1개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2개는 동률이었다.
승패를 결정하는 선거인단 수에서는 29일 현재 여전히 오바마가 앞서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 오바마가 255명, 롬니가 206명, 경합이 77명으로 양 후보의 차가 가장 컸고 뉴욕타임스(오바마 243, 롬니 206, 경합 89), 리얼클리어폴리틱스(오바마 201, 롬니 146, 경합 191) 등이 뒤를 이었다.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10월 실업률 통계는 당초 선거 나흘 전인 다음 달 2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으로 자료 수집이 늦어지면서 대선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전했다.
한편 공화당과 롬니 지지자가 실제 투표 의지가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08명을 대상으로 24∼28일 실시한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76%가, 민주당 지지자 중 63%가 투표 의사를 밝혔다. 또 롬니 지지자의 88%, 오바마 지지자의 83%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대답했다. 4년 전과 비교해 롬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같았고 오바마는 3%포인트 줄어들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