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영애와 결혼시켜줘… 하늘의 계시야”

40대, 李씨 친정 찾아가 난동… 법원, 징역1년-치료감호 선고

5월 1일 오후 7시경 배우 이영애 씨(사진)의 아버지(79)는 초인종 소리에 아파트 현관문을 열었다. 문 앞에 있던 권모 씨(43)는 다짜고짜 “제발 영애와 결혼하게 해주세요”라며 매달렸다. 이미 이 씨는 2009년 결혼해 잘 살고 있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권 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영애가 나를 일단 한번 만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이유가 있다니까요”라면서.

전직 우체국 직원인 권 씨의 행패는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이 씨 아버지의 아파트에 찾아와 수차례 초인종을 누르며 ‘이영애와 결혼하게 해달라’라며 소란을 피웠다. 올해 4월에는 아파트에 몰래 숨어 들어오려다 이를 막아선 경비원을 폭행하는 등 총 4차례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권 씨가 결혼해야 하는 이유는 ‘하늘의 계시’였다. 권 씨는 “전생에 내가 이영애의 아들이었는데 이번 생에는 이영애와 결혼해야 한다”며 “이건 하늘의 계시”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윤종구)는 31일 권 씨에게 징역 1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권 씨에게 치료가 필요하고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아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