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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 “증세 없는 복지 없다고 국민에 고백하라”

입력 | 2012-11-01 03:00:00

5년간 복지공약 실현 비용중 朴 40조-文 122조원 대책 없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건전재정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수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최광 한국외국어대 교수, 이우성 한림대 객원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복지공약의 재원 조달 방안이 불확실하다”라며 주요 대선후보 복지공약의 허구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강 전 장관은 전직 경제부처 장관 등 고위 공무원들과 경제학자,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건전재정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어 그는 “(대선 후보들은) 국민에게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말을 솔직하게 해야 하며 국민도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31일 건전재정포럼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엄청난 복지재원, 돈은 어디서 나오나?’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앞으로 5년간 교육·복지·의료·일자리 등 각 당의 복지공약을 실현하려면 새누리당의 공약은 75조3000억 원, 민주당 공약에는 164조7000억 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각 당이 밝힌 증세 방안들을 고려하더라도 새누리당은 연평균 8조 원(5년간 40조 원), 민주당은 24조5000억 원(5년간 122조5000억 원)의 재원 조달 방안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전 장관은 “우리 사회가 양극화 현상에 대응하고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보강하기 위해서 재정의 복지 기능은 가능한 수준까진 확대돼야 한다”면서도 “복지 프로그램은 한번 도입하면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재원 대책이 없으면 재정건전성이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강 전 장관은 복지확대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최근 정치권의 주장도 비판했다. 그는 “복지 증가가 성장을 견인한다는 ‘복지 주도 성장론’은 전통적인 잠재성장 이론과 다른 방식”이라며 “사회기반시설(SOC) 등 경제개발 예산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공약은 구체적인 사업 조정 근거가 없고 성장잠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