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저특검, MB 큰형 소환… ‘시형씨 땅값’ 출처 추궁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 터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50kg 돈 가방 나르러 경주서 서울로?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6억 원을 왜 현금으로 빌려줬는지 △돈의 출처는 어디인지 △시형 씨에게 6억 원을 직접 건넨 게 맞는지 캐물었다. 큰아버지와 조카 사이인 두 사람이 굳이 차용증까지 쓴 이유가 뭔지도 추궁했다. 이 회장은 “시형 씨가 먼저 요구해 차용증을 썼고, 현금 6억 원을 직접 시형 씨에게 건넸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의 성격에 대해선 “사업상 필요에 따라 모아서 보관해놓은 돈”이라며 이 대통령의 비자금 등 불투명한 자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다스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시형 씨가 작성한 차용증 원본 파일이 이곳에 있을 개연성에 주목한 것이다. 특검은 이날 다스 서울사무소 5층 회장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 10월 한 달간 영상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 청와대 개입 여부도 추궁
이날 오전 9시 50분경 특검에 출석한 이 회장은 특검사무실 6층 조사실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으면서도 아픈 기색은 없었다고 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회장은 차분하고 성실하게 진술했고 조사도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특검에 출두하면서 기자들에게 “차용증은 있었지만 이 대통령 내외와 상의를 하고 돈을 빌려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시형 씨에게 빌려준 돈은 내 돈”이라고 기자들에게 답했다.
특검은 시형 씨와 이 회장의 진술에 엇갈린 부분이 있는지를 가려낸 뒤 재소환 여부를 검토한다. 현금 6억 원 출처 수사를 일단락 지은 특검은 2일에는 김인종 전 대통령경호처장(67)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시형 씨 측 땅값을 고의로 줄여줘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조사한다. 특검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주중에 소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