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공산당 소식통 인용해 7명 명단-직책 소개보수파 6명 상무위원 진입… 정치개혁 물 건너갈 수도감찰기구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왕치산 부총리 유력
○ 보수파 6 vs 개혁파 1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공산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까지 논의된 상무위원 명단과 예상 직책을 소개했다.
7인 가운데 ‘100% 공청단파’는 리 부총리뿐이다. 나머지는 장 전 주석의 상하이방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태자당 계열. 류 선전부장은 경력으로 따지면 공청단 출신이지만 이념성향으로는 상하이방에 더 가깝다는 것. 상하이방과 태자당의 ‘엘리트 연합’이 공청단파에 6 대 1로 완승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소식통은 당 원로들이 공청단파인 리위안차오(李源潮·62) 중앙조직부장이나 개혁 성향이 강한 왕양(王洋·57) 광둥(廣東) 성 서기의 상무위원 진입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정치분석가 천쯔밍(陳子明) 씨는 “나이로 개혁 성향 인사를 배제한 것은 당이 민주개혁 어젠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브라운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후 주석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약한 리더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수석 부총리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주석설이 나돌던 왕 부총리는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유력하다고 전했다. 경제전문가인 왕 부총리가 총리를 맡을 리커창 부총리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
일각에서는 왕양 서기의 재부상을 점치고 있다. 최근 군 인사에서 후 주석 계열이 대거 승진했다는 점에서 승패를 단정하기 이르다는 말도 있다. 중국과 홍콩 매체들이 정치개혁의 선두주자였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와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 관련 기사를 잇달아 게재하고 있는 것도 이런 견해를 뒷받침한다.
중국 공산당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정점으로 중앙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순의 피라미드 식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홍콩 싱다오(星島)일보는 25명으로 구성될 차기 정치국 위원엔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 장춘셴(張春賢) 신장(新疆)자치구 서기, 궈진룽(郭金龍) 베이징(北京) 시 서기, 왕후닝(王호寧) 중앙서기처 서기, 두칭린(杜靑林) 전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이 유력하다고 2일 보도했다. 멍 부장은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이 맡고 있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직을 승계하고, 왕 서기는 외교사령탑에 중용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국원은 부총리급이다.
홍콩 밍(明)보는 정치국원 아래의 중앙위원 204명 중 절반가량이 물갈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