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불꽃’ 겹치기 집필… 법원 “극본 전속계약 위반”
서울고법 민사32부(부장판사 김명수)는 드라마 제작사 삼화네트웍스가 정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정 씨는 제작사에 12억826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전 동의 없이 다른 방송사업자 등을 위해 극본을 집필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깬 정 씨의 행위는 작가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초 제작사는 20억 원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그동안 양측이 계약한 드라마 350회 중 261회는 정 씨가 정상적으로 계약을 이행했고 정 씨의 드라마로 제작사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점 등을 감안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2000년부터 수차례 정 씨와 드라마 극본 집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다른 회사를 위해 작품을 쓸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정 씨가 2010년 5월 ‘욕망의 불꽃’ 극본을 울산MBC에 제공하기로 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정 씨는 드라마 1회당 1500여만 원의 집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네트웍스는 KBS의 ‘엄마가 뿔났다’, ‘제빵왕 김탁구’ 등을 제작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