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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60대 스파이더 우먼

입력 | 2012-11-05 03:00:00

드릴소리를 도둑 오해… 배관타고 탈출
10층서 내려오다가 탈진… 6층서 구조




3일 밤 자신의 아파트 6층 가스배관에 매달려 있는 A 씨. 마산소방서 제공

“할머니가 아파트 6층 벽에 매달려 계세요.”

3일 오후 10시 20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의 한 아파트로 119 소방대가 긴급 출동했다. 한 여성이 아파트 벽에 매달려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 구조된 사람은 이 아파트 10층에 혼자 사는 A 씨(60·여)로 10층에서부터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 6층에 머무른 상태였다.

소방대가 들은 사연은 놀라웠다. A 씨는 이날 밤 TV를 보다 문 밖에서 나는 드릴 소리를 듣고 도둑이 침입하려는 것으로 착각했다. 전에 뉴스에서 도둑들이 드릴로 문을 따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본 것도 오판의 이유였다. A 씨는 전화와 인터폰으로 경찰과 경비실에 신고하려 했지만 너무 당황해 제대로 조작도 하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도둑이 집에 들어오기 전에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6층쯤 내려왔을 때 힘이 달려 더는 내려오지 못하고 배관에 매달려 있다가 주민들 신고로 구조됐다.

드릴 소리는 이웃집에서 고장 난 자물쇠를 고치느라 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급해도 고층 아파트의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요즘 강력범죄가 워낙 잦다 보니 A 씨가 너무 겁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채널A 영상] 도둑인 줄 알고…60대 女, 가스 배관 매달려 있다 구조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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