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이트 해킹해 빼내고 학습지업체 통해 사들여 직업전문학교 학생유치 이용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안모 양(19)은 시험이 끝난 뒤 “올해 수능 보셨죠? 아직 학교 안 정했으면 우리 학교로 오세요”라는 전화를 5번 받았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학교들이 돌아가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일부 직업전문학교 등이 불법으로 유출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사들여 전화를 건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내 유명 대학진학 정보 제공 웹사이트 2곳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1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직업전문학교 등에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모 씨(47)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고 씨에게 학생 정보를 사들인 4개 직업전문학교 관계자 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고 씨는 지난해 9월경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해커 정모 씨에게 400만 원을 주고 해킹을 의뢰해 2012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 e메일 등 개인정보를 건네받은 뒤 A 학교 등 4곳에 총 1135만 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다. 직업전문학교에서 신입생 입학홍보 담당으로 근무했던 고 씨는 직업전문학교의 신입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