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등 동아시아지역 G2 패권경쟁 핵심무대로
아시아 국가들은 양국 간 경쟁과 갈등 속에서 한 국가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경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호주 방문 때 북부 다윈에 해군 기지를 세우고 해병대 250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과 남중국해 일부 섬의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는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며 이들 국가를 지원했다.
중국은 미국의 일련의 행위 속에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기 위한 전략이 내포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뒤늦게나마 해군력을 강화하며 해양굴기(굴起·떨쳐 일어섬)에 나서는 데는 ‘해양 진출에 늦었다’는 반성이 깔려 있다. 과거 소련(현 러시아)과의 영토분쟁에 몰두하며 육군과 공군력 강화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미국의 견제망을 돌파하기 위한 중국의 해양굴기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9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정식 취역했다. 먼 바다에 전투기를 내보낼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신형 진(晋)급 전략탄도탄 핵잠수함을 해군 거점인 하이난(海南) 섬에 배치했다. 항모 킬러 미사일을 개발해 잠수함에 탑재한 것도 항모를 앞세운 미국의 해군력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는 아시아 주변 국가들과의 마찰로 이어졌다. 일본과는 센카쿠 열도, 베트남과는 난사(南沙) 및 시사(西沙)군도, 필리핀과는 스카버러 섬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분쟁 지역에 천문학적 규모의 석유 및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사국들은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는 것. 중국이 올해 남중국해에 싼사(三沙) 시를 설치하고 사단급 군부대까지 배치하면서 단속에 나선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거인 중국’과 싸우기 위해 미국에 ‘러브 콜’을 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