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9∼12월) 들어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 연장구간이 잇따라 개통되면서 ‘신역세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으로 가는 새 길이 뚫리면서 지하철이 지나는 인근 지역은 상권이 살아나고 전세금이 들썩이는 등 시장도 호재를 맞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서 서울숲역, 압구정로데오역 등이 새로 생겼고 기존 7호선 강남구청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도 가능해 강남권 및 분당에서 강북으로 오가기가 수월해졌다. 교통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세 수요자들이 몰려들면서 전세금도 크게 뛰고 있다. 서울숲역에서 가까운 성동구 성수동의 한 아파트단지는 102m² 전세금이 9월 초 2억6000만 원 선에서 현재 2억8000만∼2억9000만 원으로 올랐다. 성수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아파트 전세금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분당선 연장선 개통을 노려 전세금이 비교적 싼 성수동이나 행당동으로 몰려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에도 지하철 연장구간이 잇따라 개통될 예정이어서 주변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 달 중순 경의선 연장선(디지털미디어시티∼공덕)이 개통되면 지하철보다는 광역버스에 의존하던 경기 파주 일산지역 직장인들의 서울 도심 출근이 쉬워져 전세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선 연장선 남쪽 구간인 기흥∼망포 구간도 추가로 뚫리고, 경춘선 별내역, 신내역도 다음 달 개통된다. 이 때문에 연초만 해도 미입주 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는 서울로부터 세입자가 많이 유입되면서 최근 전세금이 수천만 원씩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하철 개통 효과를 노리고 인근 지역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하철 개통 효과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황금노선’이라 불리던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은 2009년 7월 개통 직후 신설역 인근 집값이 반년 만에 10% 이상 뛰었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제 7호선 연장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중동 신도시와 성동구 서울숲역 주변은 전세 가격만 들썩 일뿐 매매 가격은 급매물이 나오면서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서성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침체와 글로벌 경기 불안 등으로 역세권 프리미엄은 이미 옛말”이라며 “다만 역세권 아파트는 부동산 불황기에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를 때는 다른 지역보다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에 실수요자 입장에서 저가매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