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논설위원
▷국내에서는 2007년 대선을 5개월 앞두고 1980년 5·18 광주를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가 나왔다.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 예비주자들이 줄줄이 봤다. 나중에 여권 대선후보가 된 정동영 씨도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화려한 휴가’는 전두환 정권을 겨냥한 것이어서 당시 한나라당의 이명박 박근혜 대선 예비주자를 직접 겨냥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선 구도를 ‘민주 대 반민주’로 몰아가려던 열린우리당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다.
▷올 대선을 코앞에 둔 이달 하순 ‘남영동 1985’와 ‘26년’이 개봉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남영동 1985’는 지금은 고인이 된 김근태 전 의원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고문 사건을 다뤘다. 인기 여배우 한혜진이 출연하는 ‘26년’은 1980년 광주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복수를 그렸다. 박정희 정권을 연상시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다. 박 후보에게 유리한 영화도 제작되고 있다. 한은정 감우성이 주연한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로 육영수 여사를 다뤘다. 제작사 측 목표대로 대선 전에 개봉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