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제트레일런 본보 임재영 기자 완주記
2∼4일 제주에서 국내 첫 트레일런 대회인 ‘2012 제주국제트레일런’이 열렸다. 3일간 세 개의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며 경치를 즐긴 참가자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산과 바다, 그리고 오름
3일차인 4일에는 표선면 가시리 일대 오름(작은 화산체)과 목장지대 40km 구간을 달렸다. 따라비오름(해발 342m)과 큰사슴이오름(해발 475m)을 4번씩 모두 8번을 오르내려야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코스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큰사슴이오름을 오르고 하천을 지나는 길에서 여러 번 미끄러지기도 했다. 몸은 힘들어도 물매화, 꽃향유가 한창 꽃을 피운 가운데 억새가 나부끼는 오름 풍경은 피곤을 잠시 씻어갔다.
○ “3일 내내 행복했다”
이 대회에는 다양한 사람이 출전했다. 대한산악연맹 오지탐사대원, 총학생회장 출마 예정 대학생, 71세의 ‘목포 유달산 사나이’, 경험 삼아 출전한 여성 마라토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해병대원…. 다들 사흘 내내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제한시간(하루 7시간 총 21시간) 이내 완주자는 32명으로 100km 개인별 기록은 9시간19분에서 18시간46분까지로 다양했다. 기자의 기록은 16시간23분이었다.
참가자들은 가슴을 트이게 하는 풍광은 물론이고 거친 날씨마저 즐겼다. 오지(奧地)마라토너 김순모 씨(66·경기 수원시)는 “기록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걷고, 달릴 수 있는 대회여서 특별했다”고 말했다. 일본인 가와이 요스케 씨(56)는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내년에 꼭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를 기획한 안병식 씨(39)에게 “행복했다”는 말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