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용의자 X’에서 메가폰을 잡은 방은진(왼쪽)과 이 영화에 출연한 조진웅.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래)‘복숭아나무’를 연출한 구혜선(왼쪽)과 배우 조승우. 조이앤컨텐츠 제공
배우 최지연은 영화 ‘여자’로 제49회 대종상 단편영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남길과 유지태는 배우가 아닌 영화 제작자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현재 상영 중인 ‘용의자X’는 2005년 ‘오로라 공주’로 감독에 데뷔한 방은진, ‘복숭아나무’는 2010년 ‘요술’과 ‘당신’에 이은 구혜선의 연출작이다.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배우들에게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겨난다. 영화 ‘앙상블’을 제작한 배우 김남길은 작업 초기 주변에서 ‘연기 그만 뒀느냐’, ‘감을 잃었느냐’는 걱정 섞인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다른 연기자들과의 경쟁보다 스스로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본업은 배우”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
배우로서 이들의 연기 경험은 촬영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범죄를 은폐하려는 천재 수학자와 수사망을 좁혀 가는 형사의 두뇌싸움을 그린 ‘용의자X’의 제작 발표회에서 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은 방은진 감독의 ‘시범 열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지시나 요청을 한다기보다는, 현장에서 감독님이 제 상대역을 잡고 연기를 해요. 잘 보고 따라하라고 하시니 부담이 무척 됐죠.” 하지만 그 덕분에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아부성 멘트’도 그는 빼놓지 않았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