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번째 동화책 ‘가슴으로 크는 아이’ 펴내
동화작가 고정욱 씨는 “장애를 주제로 한 동화를 쓰게 된 것은 나의 숙명이자 행운”이라고 말했다. 자유로운상상 제공
소설가로 등단했던 그가 동화를 쓰기 시작한 건 1999년부터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동화를 쓰게 됐다. 뇌성마비 장애아가 주인공인 데뷔작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은 70만 부가 판매됐다. 시각장애아와 안내견의 이야기를 다룬 ‘안내견 탄실이’는 30만 부, 지체장애아와 친구의 우정을 그린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100만 권이 나갔다.
그는 돌 무렵 소아마비를 앓고 1급 장애인이 됐다. 고교 시절 의대 진학을 꿈꿨지만 “장애인을 받아주는 의대는 없다”는 교사의 말에 크게 낙담했다. 진로를 바꿔 성균관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년이 넘도록 여러 대학에서 강사생활을 하다가 아동문학가의 길로 들어섰다.
“소아마비 장애인에게는 포스트 폴리오 신드롬이라는 게 있어요. 몸의 근육 가운데 3분의 2가 하체에 몰려 있는데 이를 쓰지 않으니 심폐, 내장, 심장 기능이 60세가 넘으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소아마비 장애인 가운데 장수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저는 목숨을 걸고 씁니다. 언제 삶이 끝날지 모르니까요.”
“장애라는 주제는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해요. 마지막 꿈은…장애인 문학으로 노벨 문학상을 타는 겁니다. 하하.”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