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희망업종 설문… 36%가 커피숍 등 요식업, IT분야는 10%에 그쳐
외환위기 직후 취업난이 가중되자 대학가에는 창업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2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대학생 1000여 명에게 물은 결과 가장 선호하는 창업 분야로 정보기술(IT) 업종(42%)을 꼽았다. 당시 언론과 전문가들은 “경제난으로 인한 취업난을 ‘창업’으로 뚫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했을까.
선후배들과 창업을 준비 중인 서울 모 대학 4학년 박모 씨(27)는 커피전문점과 식당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박 씨는 “어차피 대기업에 취업해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자유롭게 내 생활을 하면서 오래할 수 있는 가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휴학생 김경태 씨(26)는 “솔직히 IT 같은 ‘본격 비즈니스’ 부문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매달려야 한다”며 “평생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 사업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요행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자신의 삶을 즐기며 고소득을 올리길 바라는 대학생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와 비교하면 그만큼 포부가 작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사회가 대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지식 기반의 벤처 창업”이라며 “창업 준비생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이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