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지만, 1强2中 대선구도… 뜸들이던 후보가 역제안다르네, 10년전 정반대 후보끼리… 이번엔 정책 비슷10년전 협상 먼저 ‘상향식’… 이번엔 회동 먼저 ‘하향식’
우선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시기와 정황이 유사하다. 10년 전에는 정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노 후보가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노 후보가 11월 3일 국민경선을 전제로 한 단일화를 역제안하고, 5일 단일화 제안서를 공식 전달하며 협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거듭되는 문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묵묵부답이던 안 후보가 5일 양자 회동을 전격 제안했고, 6일 회동과 함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 안 후보가 2002년의 노 후보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이번에도 문, 안 후보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보다 15%포인트가량 낮다. 단일화를 가정하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온다. 단일화의 절실함이 2002년보다 더 강한 것.
여론조사에서 단일후보 적합도와 경쟁력 중 어느 것을 묻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비슷하다. 10년 전 노 후보는 적합도, 정 후보는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는 것으로 분석돼 설문 문항을 정할 때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문 후보가 적합도, 안 후보가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차이점도 있다. 2002년에는 실무진이 먼저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나중에 두 후보가 회동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두 후보가 먼저 만나 큰 틀에 합의한 뒤 실무대표들이 세부 협상을 벌이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2002년 정, 노 후보의 단일화는 가치와 정책이 다르면서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 안 후보의 정책은 그에 비해 차이가 작은 편이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