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정책 549명 설문대선후보 가장 중요한 과제는 33%가 “중소-중견기업 육성”
천신만고 끝에 올해 초 마이스터고 강사 자리를 얻은 문 씨는 요즘 대선후보들이 내놓는 일자리 공약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기업현장에 가보면 고(高)임금에도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만큼 새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아 회사와 구직자 모두 피해를 보는 겁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시장을 더 유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견전문인력종합고용지원센터와 함께 문 씨처럼 실직한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정책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일자리를 ‘나누는’ 정책보다 일자리를 ‘늘리는’ 해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의 사회적 일자리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보다는 중소·중견기업 육성,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선후보의 일자리 공약 중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33.0%가 중소·중견기업 육성(33.0%)을 꼽았다. ‘일자리의 보고(寶庫)’인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해야 재취업 기회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통 제조업을 지원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21.9%)는 응답이 두 번째로 많았고 공공 부문의 사회적 일자리 확대(17.5%)는 세 번째에 그쳤다.
대선후보가 당선 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고용정책으로는 ‘과도한 정규직 보호 요건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자’는 답변이 2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을 도입하자는 응답이 21.3%, 부당한 해고 금지 등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답변이 13.5%로 뒤를 이었다.
양금승 센터장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신입은 물론이고 재취업 노동시장을 활성화해야 기업의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