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스윙스테이트 11곳중 9곳 석권… 득표수도 앞질러
이변은 없었다. 선거 며칠 전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조심스레 점쳐졌던 미국 대통령선거는 결국 현직 대통령의 승리로 결론 났다. 투표가 마무리된 직후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우세가 예측되더니 격전지로 꼽히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 등을 대부분 쓸어 담으며 승기를 굳혔다.
6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경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MSNBC 등 주요 언론은 출구 예측조사를 바탕으로 일제히 ‘오바마 재선 성공’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오바마 대통령 선거본부 인근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큰 함성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2개(재선) 또는 4개(임기 4년 더)를 펴 보이며 기뻐했다. 워싱턴 백악관 인근과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등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반면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선거본부에 모인 지지자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앞서 미 언론들은 6일 오후 8시경 투표가 종료되자 곧장 양 진영의 선거인단 확보 현황을 생중계했다. 오하이오를 잃고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법칙은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CNN방송이 이 지역 판세를 ‘오바마 51% 대 롬니 48%’로 발표하자 오바마 대통령 진영은 일찌감치 과반수(270명) 확보를 자신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뉴욕타임스가 한때 오하이오 주에서 롬니 후보 우세를 전망했으나 곧 전세가 역전됐다.
롬니 후보 측은 초기 2시간가량 텍사스 등 우세한 주들이 먼저 발표돼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앞서가자 실낱같은 기대를 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스윙스테이트(경합 주)로 꼽혔던 11개 주에서 대부분 밀리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암울해졌다. 오하이오 주는 물론이고 몇 주 전만 해도 다소 우세하리라 관측됐던 ‘남부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까지 뒤처지며 결정타를 맞았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 나머지 주요 경합 주도 오바마 대통령이 2∼7%포인트 이긴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인단도 처음엔 오바마 대통령이 겨우 마지노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였다. 뉴욕타임스는 7일 오전 2시경 “오바마가 이미 303명을 확보해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플로리다 선거인단 29명을 롬니(206명) 측이 가져가도 대세는 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플로리다는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약 0.53%포인트 앞선 것으로 1차 개표를 마쳤으나 법적으로 규정된 재검 기준(0.5%)에 근접해 확정을 미뤘다. 이로써 접전 지역의 재검표로 인해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선거 이전의 우려도 사라졌다.
‘선거는 이겨도 득표율은 뒤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총 득표수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은 7일 오전 9시 현재 “오바마가 약 5959만 표(50%)를 얻어 롬니(약 5697만 표)보다 2%포인트(약 262만 표)가량 많이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나이별로는 44세 이하는 오바마 대통령(56%)을, 45세 이상은 롬니 후보(53%)를 더 많이 지지했다. 지역별로는 도시는 오바마 대통령(62%)이 농촌은 롬니 후보(59%)가 우세했다. 여성은 55%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남성은 52%가 롬니 후보를 지지해 성별 투표 성향도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