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민병선 기자
두 영화는 테제(正)와 안티테제(反)를 통해 변증법적으로 진테제(合)로 나아가던 당시 시대상을 그리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다르다. ‘남영동…’이 ‘학비리’ 인텔리겐차의 시선이라면 ‘강철대오…’는 프롤레타리아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강철대오…’의 주인공은 전철협(전국철가방협회) 소속의 자장면 배달 노동자. ‘짭새’를 피할 이유도 없는 그가 쓰는 은어는 혁명적으로 간략하다. “수거삼철물 득칠천동사(철물점에서 그릇 세 개 수거하고, 동사무소에서 7000원 받아와).”
역사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췄던 프랑스 아날학파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육 감독은 저잣거리의 철가방들이 민주주의를 위한 ‘에프비(FB)’였고 짱돌이었다고 ‘아지한다’. 2년 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던 모래알 같은 넥타이 부대처럼….
※어설프게 당시 이른바 ‘운동권 사투리(용어)’를 사용해 이야기했다. 그때 열심히 투쟁하셨던 분들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 간단한 해설
△테제, 안티테제, 진테제(변증법의 정반합) △학비리(학생을 비꼬는 말) △인텔리겐차(지식인) △프롤레타리아(노동자계급) △짭새(경찰) △비택(비밀과 전략·tactics의 합성어로 비밀전술) △비권(비운동권) △FB(fire bomb·화염병) △아지한다(아지테이트·agitate·주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