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의 발에 생긴 작은 상처가 감염으로 괴사(壞死)해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이 무서운 건 이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생하는 합병증 때문이다. 만성 신부전이 와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투석치료로 핏속 노폐물을 걸러내야 하거나 망막의 혈관이 손상돼 실명(失明)하기도 한다. 심근경색 협심증 뇌중풍(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한다. 웬만큼 진행되기 전까진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 당뇨병은 고혈압과 함께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전통의학은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의 삼다증(三多症)을 당뇨 증세로 봤다. 이런 증세가 없어도 일단 혈당치가 높게 나오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초기부터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이 2.3배 높아진다. 의사들은 “당장 아픈 데가 없다고 환자들이 문진표의 ‘당뇨’ 항목에 체크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당뇨를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많은 환자가 불규칙적으로 약을 먹고 혈당 측정도 소홀히 해 병을 키운다. 당뇨 관리를 환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가족 대상 교육을 함께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