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004년 이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지에서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표적사살’ 하는 데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드론은 이들 지역에서 약 1만 ㎞ 떨어진 미국 공군기지에서 원격 조종한다. 조종자는 드론에 달린 비디오카메라가 전송하는 화면을 모니터로 보면서 목표물을 조준, 폭격한다. 컴퓨터게임과 다를 바 없다. 오사마 빈라덴 제거 계획을 세울 때도 기존 드론보다 훨씬 작은 ‘스나이퍼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이 작전 실행 막바지까지 고려됐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서 이전 조지 W 부시 정부보다 드론 작전의 횟수와 민간인 사상자가 크게 늘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하는 드론 작전으로 그동안 탈레반 및 알카에다 고위 간부와 사병 등 3000여 명이 숨졌다. 그러나 사망자 중에는 민간인이 3분의 1을 넘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드론 폭격을 당한 지역의 주민 사이에서는 반미(反美) 감정이 치솟고 있다. 알카에다가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 이후에도 세력이 약화하지 않는 이유가 드론 폭격의 무차별 살상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민동용 주말섹션 O2팀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