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세 제도가 왜 갈수록 힘을 잃는가.
A. 과거에는 집을 사려는 이들은 많은 반면 금융기관 대출은 어려웠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샀다. 3억 원짜리 집을 1억5000만 원의 전세를 끼고 사면 구입자금은 1억5000만 원만 있으면 되는 데다 집을 사두면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자산 증가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이유가 사라졌다. 집주인도 월세보다 수익률이 낮은 전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Q. 월세도 종류가 다양한데….
A.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월세시장에서도 보증금부 월세(반전세)뿐만 아니라 순수월세, 통월세(일명 깔세)가 늘어나고 있다. 일정액의 보증금을 내고 일정액의 방 값을 선불 또는 후불로 매달 내는 방식이 월세시장에서 가장 흔한 보증금부 월세이다. 반면에 순수 월세는 보증금 없이 매달 월세를 내는 것이고 통월세는 아예 1년 또는 2년 약정기간의 월세 전부를 계약 때 선불로 내고 다달이 차감한다. 집주인으로서는 통월세 방식이 한꺼번에 목돈을 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 전세금이 계속 오르면서 당장 목돈이 없는 세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보증금부 월세를 택해야 한다. 월세가 적정수준인지 알아보려면 전월세전환율을 따져봐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금에서 월세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율이다. 즉 전세금이 1억 원인 집을 월세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을 내기로 했다면 전월세전환율은 월 1%, 연 12% 수준이 된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을수록 세입자 부담은 커진다.
Q. 집주인들에게는 월세가 무조건 유리할까.
A. 전세금을 은행에 맡겼을 때보다 월세를 받을 때 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늘어난다. 일단 전세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지만 월세는 보통 1년 단위로 계약하므로 집주인도 안정성이 떨어진다. 세입자는 전세를 월세보다 선호하기 때문에 ‘공실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전세금은 한번에 받지만 월세는 다달이 받기 때문에 세입자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연체될 위험도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