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다운 성적표는 중1 중간고사 때 처음 받게 된다. 전교 1등부터 꼴찌까지 석차가 쭉 나열된 성적표를 보고 많은 엄마들이 기절초풍을 한다. 오죽하면 중1 성적표를 받기 전에 우황청심환을 먹으라는 조언이 나왔을까. 그때서야 많은 부모가 자기 아이가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음을 깨닫는다. 초등학교 때 ‘잘한다’는 칭찬만 주로 받았던 아이가 떠안게 되는 실망감과 충격도 크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닦달하고 이리저리 학원을 알아보며 조바심을 치는 것도 이즈음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보수진영 후보로 출마한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의 중1 시험 폐지공약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문 후보는 중학교 1학년을 ‘진로탐색 학년’으로 만들어 특기 적성 직업 체험을 중점적으로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1 중간 및 기말고사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일각에서는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며 환영하는 반면 전교조 정책과 비슷한 공약을 어떻게 보수진영 후보가 내걸 수 있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 후보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