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대 히트작 ‘범죄와의 전쟁’에서 폭력조직 보스를 맡아 “살아 있네”란 명대사를 남긴 영화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34·사진) 씨. 그는 영화 ‘추격자’ ‘황해’ 등 액션영화에서 쉴 새 없이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을 찍어 ‘달리기 전문 배우’로 유명하다. 현실 속 그의 모습도 영화와 다르지 않았다.
12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인근 횡단보도. 하 씨가 신호등 초록불에 길을 건너다 김모 씨(30)가 몰던 흰색 모닝 차량의 우측 앞부분에 왼쪽 다리를 살짝 부딪혔다. 하 씨는 빠른 속도로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다. 그는 “다친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사과도 없이 줄행랑을 치는 데 화가 났다”고 했다. 하 씨는 200여 m나 달려가 김 씨의 차량을 붙잡아 세우고 “뺑소니 차량을 붙잡았다”고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강남경찰서 조사 결과 김 씨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74%로 만취 상태였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로 사람을 친 줄 몰라 그냥 운전을 계속했다. 미안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하 씨도 “크게 아프지 않다”며 김 씨의 사과를 받고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피해가 거의 없어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김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