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 후 첫 기자회견… 부자증세 놓고 공화당 압박美언론, 기업-부유층대상 증세규모 “1조6000억 달러” 보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 기자회견장에서 재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 절벽’ 해소를 위한 공화당과의 협력 구상 등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재정절벽 해소와 부자 증세에 대한 협상을 앞두고 상대인 공화당을 압박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는 16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기업과 부유층에게서 향후 10년 동안 1조6000억 달러(약 1740조 원) 규모의 세금을 더 거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에게 더이상 선거는 없다. 국민에게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며 50여 분 동안 자신의 집권 2기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재선 수락 연설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 마주앉아 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그를 초대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선거가 지난주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하다. 나는 선거 다음 날 잊어버렸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의 국무장관 임명을 반대한 것에 강하게 반박했다. “만약 공화당 의원들이 벵가지 문제와 관련해 공격하려면 나를 공격하라”며 “모범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라이스 대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 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 후 라이스 대사의 발언은 그가 미국의 외교적 이익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그가 국무장관에 임명된다면 인준을 막기 위해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정미경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