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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경찰에 돈봉투… 혹 떼려다 혹 키운 공무원

입력 | 2012-11-17 03:00:00

50대, 뇌물공여 추가 입건




혹 떼려다 혹 붙였네….

장애인 행정도우미의 월급 일부를 빼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김해시 7급 공무원 박모 씨(57·여). 박 씨는 9일 오후 2시경 자신을 조사하는 경남 김해경찰서 수사과 장모 경사의 책상 밑에 봉투를 두고 사라졌다.

장 경사는 청문감사관과 함께 봉투를 뜯었다. 봉투 안에는 편지와 함께 현금 1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박 씨는 편지에 장 경사와 고향이 같은 한 지인을 언급하며 ‘친절하게 대해 줘서 고맙다. 가족들과 삼겹살이나 같이 하시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내 심경을 담은 편지’라고 적기도 했다.

박 씨는 2007년 6월부터 18개월간 장애인 행정도우미 박모 씨(63·3급 장애인)의 월급 70만 원 가운데 매달 35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박 씨는 빼낸 돈 660만 원을 자신의 부서 사무보조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일용직 사무보조원의 급여가 적어 행정도우미 박 씨로부터 월급 일부를 받아 지급했다”며 “개인적으로 가로채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받고 있는 공무원이 직접 경찰서를 찾아와 돈봉투를 놓고 가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씨를 직권남용 외에도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