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일”
이번 대선은 10년 전인 2002년 대선 상황의 판박이다. 당시 범여권의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선거를 33일 앞둔 11월 16일에야 후보 단일화 원칙에 전격 합의했다. 노 후보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것은 후보 등록 당일인 같은 달 25일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등록일에야 최종 대진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야권의 기싸움 승자는?
이번 한 주의 모든 관심은 25, 26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야권의 최종 승자가 될지에 맞춰져 있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예측불허의 혼전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중단에 누가 더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라는 응답이 35.4%로 안 후보라는 응답(24.5%)보다 높았다. 하지만 ‘모름·무응답’ 비율이 40.1%에 달해 상당수 유권자들이 아직까지 두 후보의 협상 과정을 관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야권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문 후보 36.5% △안 후보 35.2%로 박빙의 승부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제외하면 안 후보가 51.2%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44.0%)를 7.2%포인트 앞섰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승부처인 호남에서는 반대로 문 후보의 지지율(41.2%)이 안 후보(37.7%)보다 높았다.
○ 박근혜 후보의 반사이익?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대선의 블랙홀’이 된 가운데 박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R&R 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4.1%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43.7%)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6.0%의 지지를 받아 문 후보(41.9%)보다 4.1%포인트 앞섰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 실망한 유권자가 박 후보에게 돌아서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반드시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29.4% △되도록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17.0%로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6.4%인 반면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7%로 나타났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안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42.2%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41.3%로 박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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