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총 25억 원을 제시한 롯데를 뿌리치고 그가 찾은 곳은 10년 동안 정들었던 친정 팀이었다. 두산은 자유계약선수(FA) 홍성흔과 4년간 총 31억 원(계약금과 연봉 등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에 계약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두산이 다른 팀 FA를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은 올 연봉 4억 원인 홍성흔을 영입한 대가로 롯데에 12억 원(연봉의 300%) 또는 보호선수 20명 외 1명과 8억 원(연봉의 200%)을 줘야 한다.
경희대를 졸업한 홍성흔은 1999년 1차 지명(계약금 2억 원)으로 입단한 뒤 2008년까지 두산에서만 뛰었다. 2001년과 2004년에는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정상급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2007년부터 지명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아지자 “포수가 아니면 트레이드를 시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구단과 사이가 벌어졌고 결국 2008시즌 직후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팀을 옮겼다.
두산 구단은 롯데에서 4년 동안 꾸준하게 장타력과 높은 팀 공헌도를 보여준 홍성흔이 중심 타선에 힘을 싣고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홍성흔은 “(롯데를 떠나는 것과 관련해)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마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두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올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한 11명이 모두 내년에 뛸 곳을 정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