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개 차명계좌서 빼내… 사업체 투자형태 자금 분산
경찰이 ‘4조 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700여 개 차명계좌에서 은닉자금 780여억 원을 찾아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3월부터 대구지방경찰청을 중심으로 조희팔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했으며 그 결과 조희팔 일당이 차명계좌로 옮겨진 자금을 다른 사업체에 투자하거나 전세자금 등의 형태로 분산해 놓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780억 원이 은행계좌에 있는 게 아니고, 투자형태로 돼 있어 소유주들을 설득해 법원과 같은 공탁소에 맡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희팔 자금으로 확인된 만큼 현재 소유주가 실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사기 피해자들이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희팔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의 차명계좌를 찾아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또 조희팔의 자금이 경찰관 3명과 중앙부처 공무원 1명,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명 등 하위직 공무원에게 유입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