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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술만 마시면 “거기 112죠”… 7개월새 75회 허위신고

입력 | 2012-11-21 03:00:00

수원 40대 공무방해 구속




“내가 오늘 예고 살인을 하겠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사는 황모 씨(49)는 15일 오후 3시경 112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경찰관이 “무슨 소리냐”고 묻자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관이 가만히 들어 보니 익숙한 목소리. ‘또 그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한 경찰관은 수원중부경찰서에 통화 내용을 알렸다.

연락을 받은 수원중부서 경찰들은 황 씨 집으로 출동했다. 황 씨는 만취 상태였고 신고 내용도 허위였다. 황 씨는 이날만 ‘폭행당했다’, ‘협박당했다’, ‘자살하겠다’, ‘전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의지할 곳이 없다’라며 11번이나 112신고를 했다.

황 씨는 올해 5월부터 이날까지 술만 마시면 112신고를 해 모두 75회에 걸쳐 허위 전화를 했다. 경찰도 황 씨 신고로 30회나 출동해 허탕을 쳤다. 그냥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날 황 씨를 연행한 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황 씨는 앞서도 2년간 266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하다 즉결심판에 회부돼 구류 10일을 살기도 했다. 경찰은 “여러 번 주의를 줬는데도 술만 마시면 112신고를 했다”라며 “경찰력 낭비와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 구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