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정조국의 선제 결승골이 터지자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FC서울이 K리그 정상을 밟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챔피언 대관식을 준비하려는 서울 프런트 못지않게 현장 취재진도 바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의 대미를 살피기 위함이었다.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41라운드 킥오프는 오후 8시. 이 무렵 서울과 선두 경쟁을 벌여온 전북 현대는 울산 현대와 홈경기 전반을 마쳤다. 3-1 울산 리드. 이전까지 1위 서울과 2위 전북의 격차는 승점 10이라 서울은 제주만 꺾으면 잔여 3경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었다.
오후 7시30분까지도 서울은 안심할 수 없었다. 전북과 울산은 팽팽히 맞섰다. 그래서일까. 사전 인터뷰 때 만난 서울과 제주 사령탑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양 팀은 2010년 챔피언결정전 때 만났다. 1차전(제주)이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2차전(상암)을 이긴 서울이 우승했다. 적지에서 또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할 수 있던 제주로서는 2년 만에 되풀이된 상황이 달가울 리 없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의 표정도 흥미로웠다. 취재진이 전한 ‘울산의 1-0 리드’ 소식에 느긋해하던 그는 전북 이동국의 전반 동점골에 ‘아∼’ 하고 외마디 탄식으로 반응했다. 여전히 불쾌한 ‘수원 트라우마’를 건드린 박 감독의 발언에는 “잘 안 하던 걸 하면 어렵다”고 응수했다.
서울은 전반 36분 정조국의 첫 골로 앞섰다. 최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얼싸안고 행복감에 젖었다. 그리고 터진 막판 변수. 취재석이 갑자기 술렁거렸다. 스코어 3-3에서 맞은 울산의 페널티킥(PK) 찬스. 그러나 울산 주장 곽태휘의 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장면이 TV 화면을 통해 나왔다. 결국 전북-울산은 무승부로 끝났다. 잠시 굳었던 서울 직원의 안색이 다시 환해졌다. 대기심이 추가시간 3분을 알렸을 때는 서울 선수들이 모두 벤치 앞에 섰다. 스스로 우승을 챙긴 감격을 함께 맛보기 위함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