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한 정부가 손실 입히면 국제기구 제소해외투자 한국기업 보호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
Q: 투자자-국가소송(ISD)이란 무엇인가.
A: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정부가 투자자에게 부당한 손실을 끼쳤을 경우 투자자가 해당 국가 정부를 상대로 그 나라 법원이 아닌 국제중재기구에 손해배상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외국에 투자할 때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보통 세계은행(WB)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가 ISD 소송을 처리한다.
세계 각국이 맺은 2700여 개 투자협정(BIT)과 자유무역협정(FTA) 대부분에 ISD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한국 역시 85개국과 맺은 BIT 중 81개국과의 협정에 ISD를 넣었고, 한-유럽연합(EU) FTA를 제외한 모든 FTA에도 ISD가 삽입됐다. 정부는 현재 협상 중인 한중 FTA, 한중일 FTA에도 ISD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A: 정부는 해외에 투자한 한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ISD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는 총 444억9000만 달러(신고액 기준)로 해외기업의 한국투자(136억7300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ISD가 없다면 다른 나라에 투자한 한국기업이 현지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하소연할 수단이 없다. 최근에는 ISD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되는 추세다. 한미 FTA의 경우 공중보건 환경 안전 부동산가격안정화정책 등 공공분야를 위한 정부정책은 대부분 ISD 대상에서 제외됐다.
Q: ICSID ‘중재 판정부’에 미국인이 많아 미국에 유리하다는데….
A: 중재 판정부는 한국과 미국이 각각 임명하는 중재인 2명과 양국이 합의한 중재인 1명으로 구성된다. ICSID 자료에 따르면 미국기업이 투자국 정부를 제소한 108건 중 승소한 건수는 15건뿐이며 22건은 패소했다. 중재위원 선임절차가 비슷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한미 분쟁의 경우 확정판결 10건 중 한국이 7건을 승소해 미국 승소(3건)보다 2배 이상 많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