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잡는 노래 연기, 평소 솜씨 그 자체

‘음치클리닉’에서 노래 선생님 신홍(윤상현·오른쪽)에게 지도를 받는 동주(박하선). 학원비는 계속 드는데 노래 실력은 제자리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영화 ‘음치클리닉’(29일 개봉)의 동주(박하선)는 오래 잊고 있었던 그 절대음감 음치 맞다. 짝사랑하는 남성을 위해 노래 한 곡 멋지게 부르는 게 소원인 동주는 음치클리닉을 찾아가 신홍(윤상현)의 지도를 받는다. 동주의 실력을 처음 확인한 신홍의 냉혹한 평가. “속성으로? 네가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부르려면 결혼해서 그 딸이 대학생쯤 돼야 할 거다.”
목소리가 유난히 저음인 박하선은 실제로도 음치라고 한다. 영화 속 박경림의 노래 ‘착각의 늪’을 부르는 장면은 배꼽을 잡게 만들지만 그는 “애써 못하는 척 안 하고 평소대로 불렀다”고 했다.
감독과 스태프도 촬영 중 그의 엽기 행동에 두 손 들었다. 술 취한 연기를 위해 진짜 소주 한 병을 들이켰다. 헐레벌떡 뛰어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건물 1층에서 5층까지 계단을 뛰어왔다. 그것도 모자라 팔 벌려 뛰기를 수백 번. 김진영 감독이 “괜찮냐”고 묻자 그의 반응은 “뭘요?”.
요즘 그는 ‘제2의 김하늘’로 불린다. 청순한 외모 뒤의 푼수, ‘허당’ 캐릭터가 김하늘과 닮았다. 22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촬영 끝나고 몇 개월째 놀고 있다. 레고 조립하고, 조각 1000개 퍼즐 맞추기도 이제 지겹다. 몸이 근질근질해 마라톤이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아, 이제 순정 멜로 좀 해야 하는데….”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