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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방형남]힐러리의 대선 재도전?

입력 | 2012-11-24 03:00:00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주 버락 오바마의 당선 특집호를 내면서 힐러리 클린턴을 2016년 대선에서 ‘거부할 수 없는 선두주자’로 꼽았다. 타임은 힐러리가 미국 최고 외교관인 국무장관으로서 확고한 업적을 남긴 데다 오바마 재선에 기여한 남편 빌 클린턴의 공적까지 더해져 ‘논란의 여지가 없는 민주당의 거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힐러리는 오바마가 당선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조만간 국무부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는 재선 후 첫 해외순방 길에 동행한 힐러리에게 “이보다 더 감사할 수는 없다”며 4년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힐러리의 국무장관 마무리도 화려하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8일 만에 종식시켜 전 세계에 ‘평화 중재자’의 이미지를 각인했다. 힐러리는 캄보디아를 방문 중이던 오바마가 20일 “이스라엘로 가서 협상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하자 두말없이 전용기를 타고 텔아비브로 날아갔다. 먼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휴전조건의 얼개를 만든 힐러리는 다음 날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끈질기게 설득해 협상을 매듭지었다.

▷힐러리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미국의 국익과 국제 현안 해결을 위해 뛰었는지는 숫자로도 입증된다. 그는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며 112개국을 방문했다. 재임기간의 4분의 1이 넘는 384일을 해외에서 보냈으며 비행거리는 무려 91만8375마일(약 147만 km)에 이른다. 역대 미 국무장관 가운데 단연 최고기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록과 비교해봐도 힐러리가 얼마나 바쁘게 지구촌을 누볐는지 알 수 있다. 이 대통령도 5년간 84개국을 방문하고 지구 19바퀴에 해당하는 75만8478km를 비행해 국내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힐러리에게는 한참 못 미친다.

▷힐러리는 4년 뒤면 69세가 된다. 그런데도 미 언론은 벌써부터 그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으며 대선 재도전을 부추긴다. 힐러리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수많은 외교 난제를 해결한 힐러리를 놓고 여성성이 국무장관 역할수행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따지는 것은 부질없어 보인다. 타임이 차기 대선 후보로 선정한 13명 가운데 여성이 4명이나 된다. 힐러리의 성공적인 국무장관직 수행은 첫 미국 여성 대통령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