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정권교체 위한 백의종군’ 전격선언 “단일화 대립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대승적 양보로 정치적 도약 발판 마련… 文 “安후보와 安지지자에게 미안하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연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로 대선을 25일 앞두고 대선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뉴시스
안 후보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선뜻 후보 자리를 양보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선후보직을 던지는 ‘대승적 양보’의 모습을 보였다. 두 차례의 ‘희생’과 ‘양보’ 이미지를 발판으로 삼은 그가 정치 경험을 쌓은 뒤 차기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오차범위 내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이,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있어 이번 대선은 단순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대결을 넘어 ‘박정희 대 노무현 대결’이란 성격도 띠게 됐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대선후보 등록 전 단일화)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 여러분의 변화의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라며 ‘정치인 안철수’의 길을 갈 것임을 시사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안 후보의 진심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염원을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대변인은 “우리 모두가 안 후보께 큰 빚을 졌다”고 논평했다. 문 후보는 금명간 안 후보와 만나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이날 대구·경북을 방문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안 후보의 사퇴를 보고받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측근이 전했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 노력이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고 했다.
이에 앞서 문, 안 후보는 ‘후보등록일(25, 26일) 이전 단일화’를 위한 사실상의 시한인 23일 ‘단일화 특사’ 양자 회동을 통해 담판을 벌였으나 단일화 방식에 합의하지 못했다. 후보 대리인 간 ‘특사 담판’에서 문 후보 측은 ‘가상 양자대결+적합도 조사’를 거듭 제시했으나 안 후보 측은 ‘가상 양자대결+지지도 조사’로 맞섰다.
▲ 동영상 = 안철수 후보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