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감정 북받쳐서 실수”… 文캠프 “공주님다운 실언”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25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발언에 기자회견장이 순간 술렁였다. 대선후보 등록에 앞서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회견을 지켜보던 일부 당직자와 지지자들은 “어어” 등의 소리를 흘리며 당혹해했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란 대목을 박 후보가 잘못 말한 것. 박 후보는 다음 말을 이어가려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라고 물었다. 주변 인사들의 지적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아아, 제가 실수했습니다”라고 한 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라고 정정했다. 박 후보는 이후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국민의 선택을 못 받으면 정치를 마감한다는 소회가 굉장히 깊었다.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실수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사퇴하는 동영상’으로 확산됐고 포털사이트에서는 ‘박근혜 사퇴’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후보가 실제로 15년 동안 대통령으로 살아왔다고 믿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공주님다운 실언(失言)이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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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이남희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