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자 꿈 이루기 위해 한자부터 정복했죠
경쟁을 뚫은 임 군의 ‘무기’는 바로 한자 실력이었다.
○ 한자 공부하다 안면마비까지…
그의 한자 사랑은 고1 때 국사 시간에 시작되었다. 사학자를 꿈꾸는 임 군이 국사 선생님에게 사학자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을 때, 선생님은 “한자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한자와 역사에 빠진 임 군은 ‘내신 공부할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한자능력검정시험 공부에 얼마나 몰입했는지를 알게 되면 입이 쩍 벌어진다. 고1 때만 해도 ‘말 마(馬)’도 제대로 모르던 임 군은 고2 여름방학에 접어들면서 한자에 뜨겁게 빠져들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 말고는 A4용지에 한자를 써댔다. 한자를 얼마나 많이 썼는지 하루에 볼펜 2개를 다 쓸 정도였다.
몸에 무리가 왔다. 한자능력검정시험을 2개월 앞둔 올해 7월, 시험 스트레스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가 와 얼굴 왼쪽이 마비되기도 했다. 장시간 앉아있던 탓에 엉덩이가 짓물러 고름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의사의 만류에도 한자시험 공부를 하느라 치료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안면마비는 여전히 완치되지 못했다.
한자시험이 끝난 후에는 바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부에 돌입했다. 임 군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라는 ‘산’을 넘지 못한다면 역사가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920페이지에 달하는 한국사시험 수험서를 하루 10장씩 외웠고 결국 자격증을 따냈다.
○ 동북아시아의 최고 사학자를 꿈꾸며…
임 군이 쓴 위인전 ‘우리 변호사 포시 진치’의 주인공인 ‘포시 진치(후세 다쓰지)’도 욘 라베와 행적이 비슷하다. 한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도운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임 군은 ‘조선을 위해 일생을 바친 후세 다쓰지’라는 책을 기본 재료로 삼은 뒤 인터넷, 후세 다쓰지 아들이 쓴 책, 각종 논문을 참고해 한 달 만에 A4용지 40장 분량의 위인전을 썼다.
임 군은 철학에도 관심이 많아 공자의 ‘논어’, 마르크스의 ‘자본론’, 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서적도 즐겨 읽는다.
임 군은 ‘동북아시아 최고의 사학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옛날에 만들어진 쇠붙이나 비석 등에 새겨진 한자를 번역하고 연구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밝혀내고 싶다”고 말했다.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